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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떨어진 꿈이란 없다
보도일 : 2021/06/01 보도언론 : 대학선택12 작성자 : 홍보실 조회수 : 3397
동떨어진 꿈이란 없다 동떨어진 꿈이란 없다

동떨어진 꿈이란 없다

 

우동기 총장 소개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일본 쓰쿠바대 사회공학연구과에서 학술박사, 미국 볼주립대에서 인문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에는 대구가톨릭대에서 신학석사를 받고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1990년 영남대 행정학과 교수로 임용돼 2005년에는 12대 영남대 총장에 취임했다. 2010-2018년까지 8·9대 대구시 교육청 교육감을 역임했다. 20211월 대구가톨릭대 제27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늘 정책에 대해서만 열변을 토했던 그의 얼굴이 유년 시절을 회상하자 한층 밝아졌다. 수 초간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던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꿈의 가변성과 현재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선생님은 꿈이 뭐였어요?”

새 학기가 시작되면 으레 학생들은 수업 진도보다 선생님의 어린 시절에 관심을 보인다. 일종의 통과의례다. 당황해 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꿈에 대해 얘기할 때면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곤 했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소년들 역시 누군가의 꿈이 궁금하지 않을까? 우동기 총장 인터뷰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됐다. 총장의 유년 시절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평범한 우리도 리더가 될 수 있을까?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을 꿈에 대한 궁금증을 인터뷰를 통해 하나, 둘씩 풀어봤다.

 

편집장(이하 편) : 꿈 많은 중·고교 시절에 주로 어떤 생각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꿈꿨는지 말해 달라.

우총장(이하 총) : 요즘에는 초등학생 때부터 꿈에 대한 설계에 들어간다고 한다. 꿈에 대한 목적지향형 설계인 셈이다.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의지와 목표가 분명한 교육을 시키자는 취지다. 꿈이 고정적이라는 생각을 하는 거다. 한 번 꿈을 설정하면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압박감을 갖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세상을 살다보면 꿈이란 것은 수시로 바뀐다. 중고등학생 시절엔 교육감이나 대학총장을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초등학생 때는 육상선수였다. 동계올림픽이 열렸는데 그때 누가 뭐가 되고 싶으나고 물으면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 중학생 때는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고 싶었고, 고등학생 때는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다. 정말 구체적으로 꿈을 그렸던 건 신문기자다. 대학 진학 때 신문방송학과에 떨어졌고 결국 다른 방향으로 진학했다. 당시 재직 중인 대학의 공무원 시험 지원이 좋아 공무원이 되기로 했다. 막상 시험을 보려하니 행정고시는 전부 암기를 해야 하는 과목인데 암기력이 떨어져 나와는 맞지 않았다.

그러다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학생 때 환경문제 관련 학술 대회에 나가 논문을 쓰면서 전국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뽑혔다. 그렇게 대학생 시절을 보내다가 국토개발연구원 모집 공고를 봤다. 석사 학위가 없어 연구 보조원으로 지원했다. 입사를 하고보니 지방대생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박사들이었다. 그때부터 유학을 생각했다. 정부 지원으로 태국에서 유학하고, 국비 유학생으로 일본 쓰쿠바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학업을 마치고 국토연구원으로 복직하던 시점에 영남대에서 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렇게 교수가 됐다. 꿈이란 것은 그때그때 바뀔 수 있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일본에서의 경험은 어땠나. 한국 대학 혹은 한국 학문과의 차이가 있었나?

: 일본에서 딴 학위의 명칭이 사회공학연구과다. 일종의 융합학과인데 사회현상의 문제를 과학적으로, 경제적으로 접근하는 학문이다. 그 학문이 나에게 잘 맞았다. 쓰쿠바 대학의 교수 조직에는 사회공학연구계가 있는데 어느 학과나 가서 수업을 할 수 있다. 융합학문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유체역학, 수리통계, 확률, 경제학, 법학 등의 과목을 배운다. 개인적으로 정책과 행정 분야에 강했던 이유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말하는 융합학문이 일본에는 벌써 1970년대에 존재했던 것이다. 졸업할 때 충격을 받았던 것 중 하나는 박사학위 시험에서 수리통계 시험을 봤다. 수학이 싫어 행정학을 전공했는데 일본에 와서 된통 걸렸다싶었다. 겨우 한국에 책을 보내달라고 해 공부했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에서의 경험도 색달랐다. 일본에서 제일 오래된 마라톤 대회가 있다. 가보니 옥상에 카메라 몇 개를 설치한다. 마라톤이 시작되면 처음엔 선수들끼리 부딪히다가 밀도가 점점 낮아진다. 카메라가 이를 인식해서 유체역학 방식으로 촬영한다. 이걸 이용해 지진 시 활용한다. 지진이 발생해 사람들이 대비할 때 일본이 가진 도로 역량 속에서 어떻게 대피하면 최대한 많은 인구가 대피할 수 있을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큰 충격이었다. 또 다른 사례는 공원 화장실에 출입하는 남녀 사용자 숫자 통계를 내는 것이다. 화장실 개수를 정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매번 여자 화장실의 줄이 길지 않나. 일본은 확률적으로 남녀가 몇 분만에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가는지를 계산해 화장실의 개수를 정했다. 우리는 일본의 지표를 가져오는데 일본은 정책을 결정할 때 사회를 확률적, 수리·경제학적으로 접근한다.

 

 

: 분위기를 바꿔 대구가톨릭대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고교교육기여사업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대입전형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이 제도가 얼마나 까다롭게 심사하고, 평가가 투명한지 잘 알고 있는 한 사람으로 대구가톨릭대가 대입전형의 설계와 운영을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했으며, 학생 부담 완화에 노력해 왔는지를 이 선정 결과가 잘 말해주고 있다고 본다. 학생부종합(학종) 전형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정부 기조도 정시 확대로 돌아서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 조국 사태 이후 대입공정성을 이유로 정시를 확대하고 있다. 조국 문제는 이미 입학사정관제가 없어진, 오래 전에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왜 그것을 되풀이 하는지 모르겠다. 고교학점제 역시 학종을 전제로 하는 제도인데 정시 확대는 어떻게 된 것인가? 21세기의 창의적 인재를 양성을 이유로 교육과정을 개편한다면 학종을 확대해야 한다. 실제 입학사정관도 3년 해봤다. 해보니 핀셋 검증을 하고 있더라. 이 정도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교육감을 하면서 수성구와 비수성구 지역의 학교를 교차 지원할 수 있도록 열어뒀다. 입시 성적이 좋지 않던 공립고가 학종에서 1등을 차지했다. 그러자 자연스레 수성구의 집값이 떨어졌다. 이 정부에서 정시 확대를 발표하자마자 집값이 올랐다. 대구가톨릭대 총장이 되고 선언했다. 불이익이 있어도 우린 학종 전형으로 간다.

 

: 타 대학과 다른, 대구가톨릭대만의 특징적인 정체성이나 장점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 대구가톨릭대는 인성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학생이 16,000명 정도인데 학생 모두에게 역량 교육을 시키고 있다. 학교가 추구하는 건 6대 역량이다. 6대 역량을 하나로 묶어 인성을 함양시키는 시스템이다. 반듯한 인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을 모두 연계시켰다. 대부분의 대학이 캐치프레이즈와 실제 교육 과정이 다르지만 대구가톨릭대는 다 연계돼 있다. 장학 제도도 여기에 연계시켰다. 인성교육과 더불어 인성 캠프도 운영한다. 대구가톨릭대는 인성을 평가하는 5개 분야에서 5년간 1등을 유지했다. 학부교육 실태조사를 통해 지난해에는 인성교육 상도 받았다. 실제 학교 학생들이 매우 착하다. 기업인들을 모아놓고 물었더니 대구가톨릭대 학생들의 장점을 낮은 이직률로 꼽았다. 그만큼 학생들의 충성도가 높다는 의미다.

 

 

: 교육감 이력이 고등교육 분야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 고등교육의 문제점과 이를 타개할 방안을 가지고 있나.

: 대학에 총장으로 있다가 교육청 교육감으로 옮기니 대학 교육이 초·중등 교육과 유리된 채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등교육 역시 중등교육의 연장이 돼야 한다. 대학 진학률이 30~40%대에 머물 때는 학생을 선별할 기회가 있었지만 대학 진학률이 80%에 육박하면서는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없는 학생들도 대학생이 된다.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없는 학생들은 대학에서 공부하기 어렵다. 대학에서는 이를 놓치고 있다. 학생들이 학점 신청 방법도, 교양과목이 뭔지도 모른다. 대학에서 학부모가 자녀의 시험을 기다리고 있던 장면도 목격했다. 대학이 이런 아이들을 방치하고 있었다.

영남대에서 1년에 해외로 학생 1,000명을 보내주는 프로젝트를 시도했는데 인원을 반도 채우지 못했다. 2007년도에 일본에 갔을 때 한 교수가 부모에게 편지를 보냈던 걸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 한국에 돌아와 부모들에게 편지를 썼다. 지금 대학 교수들 중에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있는 교수들이 얼마나 될까. 교과서를 직접 받아와 교수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프린트를 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한 과에 한 명은 고등학교 교사 경력이 있는 사람을 임용하겠다고 공언했다.

 

: 경북교육청과 대구가톨릭대가 고교학점제 지원 체제 구축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어려운 때 대학이 나서서 해야 할 일을 한 발 앞서서 진행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무엇인가?

: 교육청과 MOU를 맺으면서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기 위해 학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의대나 약대, 간호대는 모두 정시모집을 한다. 귀찮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젠 우리 사회에서 합의할 계기가 됐다고 본다. 이렇게 해서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운영될까?

이번에 입학부처장을 고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임명했다. 전국 최초의 시도다. 입학 제도를 연계하기 위해서는 교사 출신의 교수가 필요하다. 특히 사범대는 더 그럽다. 고등학교 교사들 중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을 한 과에 한 명씩 배치하려 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성공을 위해서라도 대학의 협조가 필요하다. 대구교육청과 MOU를 맞은 이유 중 하나는 고등학생을 이해하고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이해해야 살아있는 교육을 할 수 있다. 고등학교 교육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대학교육도 정상화되지 않는다.

 

 

: 대학 총장 중에서 중등교육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총장이 아닌가 생각한다. 대구매일신보가 대구교육청을 시리즈로 질타하자, 20152월 대구교육감 시절 대구시내 고교별 교장, 교감, 교무부장, 진학부장이 동시에 참가하는 진로진학전략T/F 심화과정 특별연수를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변화를 위한 동력과 리더십에 힘을 싣기 위한 조치였다고 본다.

대구가톨릭대가 107년을 맞으며 크게 변화하기 위한 동력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 대구가톨릭대가 최근 유스티노 자유대학을 만들었다. 일종의 사이버대학이다. 지금까지 사이버대는 별도 법인으로 만들어야 했다. 졸업하면 ‘00사이버대로 졸업장이 나오지만 우리 대구가톨릭대로 졸업장이 나온다. 학생들은 오프라인 수업을 들을 수도 있고, 역으로 대구가톨릭대 학생들이 유스티노 자육대학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도 있다. 254명의 정원으로 5개 학과를 먼저 만들었다. 탐정학과, 부동산경영학과, 상담심리학과, 복지서비스 학과다. 1년에 3학기를 듣고 3년 만에 학위를 준다.

대학은 왜 꼭 4년을 다녀야 하나? 왜 꼭 1년에 2학기만 수업을 들을 수 있나? 이런 편견을 깼다. 인구가 줄어들면 노동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드는데 노동 생산 가능 인구를 늘려야 하는 게 관건이다. 평생 교육이 이뤄져야 먹고 살 수 있는데 아직까지도 한 전공으로 평생 먹고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걸 보완하는 것이 사이버대학이다. 코로나 시대는 교육 개혁의 적기였다. 정부가 이 시기에 교육 개혁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새 정부가 들어오면 반드시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

 

대담 : 대학선택12 임벽욱 편집장 / 정리 : 이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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